방위 고이즈미·총무 하야시…라이벌 '전면 배치'

입력 2025-10-21 17:34
수정 2025-10-22 01:28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104대 일본 내각이 21일 공식 출범했다. 새 내각에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경쟁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전면 배치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국방 분야 핵심인 방위상에 임명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투표에서 156표를 받아 185표를 얻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패했다.

외무상에는 모테기 전 간사장이 발탁됐다. 모테기는 2019~2021년 한·일 관계가 경색된 기간에 외무상을 지냈다. 당시 강제징용, 독도 등 현안에서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총무상으로 자리를 옮긴다.

고이즈미, 하야시, 모테기는 모두 이번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경쟁한 후보다. 이들을 내각 요직에 앉혀 당과 정권의 안정을 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가 요직을 맡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번 인선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총리 비서실장과 정부 대변인 역할을 겸하는 요직인 관방장관 자리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을 임명했다. 그는 과거 모테기파였지만 다카이치 총리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을 지낼 때부터 그를 지지해왔다. 재무상에는 여성인 가타야마 사쓰키 전 지역활성화 담당상이 기용됐다. 그는 엔저 기조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농림상은 스즈키 노리카즈 전 부흥부대신이 맡는다.

다만 자민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한 일본유신회의 각료 인사는 없다. 그 대신 유신회 소속 엔도 다카시 국회대책위원장을 총리 보좌관으로 기용했다. 그는 총리 관저와 유신회 간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