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이 소비 침체로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국내 대표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탑텐이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겨울 의류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 맞춰 초대형 할인 행사를 벌여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탑텐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지난 17일부터 ‘텐텐데이’ 행사를 열어 주말 동안 2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21일 밝혔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SPA 브랜드 탑텐과 탑텐키즈의 초대형 할인 행사를 기획했는데 지난 주말 이틀간 하루 100억원어치 이상씩 판매해 창사 이후 21년 만에 최대 하루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탑텐은 고물가에 가성비가 핵심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자 20~30% 가격 할인에 ‘원 플러스 원(1+1)’을 더한 저가 할인 마케팅을 벌였다. 자사몰에서도 회원 가입하면 1만원 상당의 쿠폰을 주는 행사를 했다. 이 행사 덕분에 17~19일 온라인 탑텐몰의 신규 가입자는 전년 대비 약 93% 증가했다.
탑텐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에어테크 경량 패딩과 온에어 발열 내의 등 보온성을 강조한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했다. 오프라인에서 발열 내의 등은 일부 상품이 조기 품절됐다.
탑텐을 판매하는 신성통상은 지난해 매출 9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도 대형 매장 중심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에 479㎡ 규모 대형 매장을 열고 창고형 할인점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등 매장 면적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탑텐 관계자는 “상품 진열을 넘어 탈의실과 휴게 공간, 아동 놀이 시설 등 편의 시설을 대폭 강화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