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박람회 만들고…제값 못받는 대구 FIX"

입력 2025-10-21 17:21
수정 2025-10-22 09:46

22일 대구에서 개막하는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의 입장료와 등록비가 지나치게 저렴하게 책정돼 “명품을 만들고도 제값을 못 받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료 행사’라고 홍보해 관람객을 끌어모으기보다는 제값을 받고 행사의 질을 높여 비즈니스 중심의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가 해외 전시회와 대비대구시는 이번 FIX 전시회 입장료는 1만원이지만 사전 등록할 경우 무료이고, FIX 포럼도 무료로 개최한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행사를 준비하는 엑스코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마이스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행사 수준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저렴한 입장료와 등록비 책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는 사전등록을 해도 전시회 입장료가 10만~100만원에 이른다. FIX는 모빌리티와 로봇, 정보통신기술(ICT) 등 세 개 전시회와 관련 포럼, 스타트업 행사, 미국 플러그앤플레이의 스타트업 투자 유치 행사 등 6개의 전시회와 콘퍼런스가 합쳐진 지방 최고의 마이스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시회 규모도 4만㎡로 2001년 엑스코 개관 이후 25년 만에 최대다. 참가 업체는 총 22개국 출신 500여 곳으로, 이 중 117곳이 글로벌 기업이다. FIX 3대 전시회 가운데 미래모빌리티엑스포는 올해로 9회, 국제로봇산업전은 14회, ICT융합엑스포는 20회째다. 지방행사의 규모가 커지고 질적 수준이 높아진 것은 전시회가 회를 거듭하며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들 행사가 처음부터 무료였던 것은 아니다. 미래모빌리티포럼은 과거 20만원대의 등록비를 받았지만, 올해는 무료가 됐다. FIX 포럼을 주관하는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관계자는 “함께 열리는 글로벌로봇비즈니스 포럼처럼 7만~10만원의 등록비를 받고 싶었지만, 대구시 권고로 무료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제값 받고 질 높여야”김규식 엑스코 부사장은 “한국은 ‘완성차 강국’인 데다 인공지능(AI)과 산업의 융합도 빠르게 진행돼 FIX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우리도 전시회 임차료와 관람객 입장료를 현실화해 바이어 유치 등에 투자하는 선순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IX 행사 중 미래모빌리티엑스포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부가 공동 주최하고, 다른 전시회도 정부가 후원한다. 대구시는 개막식에 차관급 인사가 올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정부 주도로 AI 대전환과 국가혁신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지방에서 키운 글로벌 전시회에 정부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한수 마이스산업연구원장은 “매년 수억원의 경비를 들여 해외 전시회만 다닐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국내 전시회와 포럼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해 AX(AI 전환) 시대에는 한국이 글로벌 마케팅의 장이 돼야 한다”며 “제대로 만들어 제값을 받겠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