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PEF협회 만든다

입력 2025-10-21 16:08
수정 2025-10-21 17:29
이 기사는 10월 21일 16: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모임인 PEF협의회가 단체 성격을 '협회'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 PEF 관련 규제 도입 움직임이 거세지자 협의회 차원의 대응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EF협의회는 최근 내부적으로 협회 출범을 위한 사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원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협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협회를 설립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임유철 H&Q코리아 공동 대표에 이어 다음달부터 PEF협의회장을 맡게 될 박병건 대신프라비잇에쿼티(PE) 대표는 9대 PEF협의회장으로서 협회 설립을 주요 과업 중 하나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PEF협의회는 PEF 업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단체로 2013년 출범했다. 그간 PEF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법적 설립 근거가 없어 사실상 친목 단체에 가깝다는 한계가 있었다. 상설 사무국이 없고, 예산도 모자라 금융당국 및 정치권과의 소통을 비롯해 입법 대응에 나설 역량이 부족했다. 회장사도 회원사들이 1년씩 돌아가며 맡는 구조로 리더십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관련 법을 개정해 PEF협회의 설립 근거를 만들고, 협회에 역할을 공식적으로 부여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EF협의회는 벤처캐피탈협회와 금융투자협회 등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됐고, 금융투자협회는 자본시장법에 설립 근거가 있다. 협회를 설립하면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PEF 관리 및 감독이 수월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한국 산업계에 미치는 PEF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협회 출범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PEF 제도는 2004년 말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도입 이후 20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국내 PEF의 출자약정액이 140조원에 달하는 등 한국에서 PEF 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PEF도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해 대기업의 사전적 구조조정과 중소·중견기업의 승계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금융당국 및 정치권과 소통할 정식 창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