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그만둬야 할 때는 언제인가요." "자금이 바닥나고 있는데 얼마나 조달하면 좋을까요."
실리콘밸리 창업자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법한 질문들이다. 놀랍게도 이 질문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에게 던진 주인공은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13세 꼬마 개발자 마이클 골드슈타인(사진)이다.
20일(현지시간) 테크업계에 따르면 골드슈타인은 지난 7일 인공지능(AI) 디자인 어플리케이션 '코도(Kodo)'를 비공개로 출시했다. 어머니 리사 체른스는 아들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골드슈타인은 11살에 드론을 만들었고, 지구가 둥근 형태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높이 기상 관측풍선을 띄웠다. 체른스는 "마이클의 AI 여정도 완전한 독학이었다"고 전했다.
중학교를 막 졸업한 골드슈타인이 앱을 만들고 창업까지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연어로 코드를 작성하는 '바이브 코딩' 기술이 있었다. 바이브코딩 앱 커서를 쓴다는 골드슈타인은 "코딩을 반만 할 줄 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골드슈타인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행사에 참여하고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과도 만났다. 지난 8월 파운더스인크가 주최한 데모데이 행사에 최연소로 참석한 그는 수많은 선배 창업가들에게 둘러쌓여 질문을 받는 등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우상인 올트먼을 만나 자금 조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자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에서 10만달러를 조달하라"라는 조언을 받았다. 21세의 나이에 AI 기업을 창업해 1500만달러(약 213억원)을 조달한 선배 로이 리의 클루얼리도 직접 찾아갔다.
골드슈타인의 사례가 특별할 수는 있지만 10대 사이에서 번지는 ‘AI 열풍’만큼은 진짜다. 골드슈타인처럼 13세에 테크업계에 뛰어들어 18살인 지금 AI기업 영상광고를 제작하는 리처드 장은 "AI는 아이들 사이에서 스냅챗이나 틱톡같은 유행의 일부"라며 "이미 모든 삶에 스며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VC들의 투자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대학 중퇴자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파운더스펀드 출신의 케빈 하츠는 자신의 VC인 A*캐피털 자본의 약 5분의1을 10대들에게 투자하고 있다. 10대인 창업자들의 나이는 15세에서 18세까지 다양하다. 그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17세는 해병대원들이 전투에 파견되는 나이"라며 "그 나이에는 매우 강인하게 행동하도록 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는 부자와 천재가 많습니다. 이들이 만나면 미래가 만들어집니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미래의 이야기를 '퓨처 디스패치'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