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메리츠와 PRS 재계약 '난항'…한투가 6600억 물량 받나

입력 2025-10-20 14:18
이 기사는 10월 20일 14: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메리츠증권과 맺은 6637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의 차환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자 금리와 계약조건 등이 메리츠증권에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점이 차환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현재 주요 증권사는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 한도(익스포저)가 가득 찬 상황이라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게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와 롯데케미칼의 PRS 차환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지분을 담보로 메리츠증권과 6637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맺었다. PRS 계약 금리는 연 5%대로, 롯데케미칼은 332억원의 이자를 매년 지출해야 한다.

이 PRS 만기는 5년이지만 계약 1년 후 재협상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양측은 지난 8월부터 금리 등 조건 조정을 놓고 협의를 이어갔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아직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 간 조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롯데케미칼은 PRS 계약 1년이 도래하는 오는 11월 7일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문제는 메리츠증권이 이 물량을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에게 재매각(셀다운)했고, 3개월마다 만기가 도래해 이때마다 새로운 증권을 발행해 기존 증권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변동될 수 있어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국내 주요 증권사와 차환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이외에 모든 국내 증권사가 모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는 롯데그룹에 대한 투자 익스포져가 높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만이 내년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시 발행어음을 확보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물량 인수에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에서 주요 증권사에 투자 의향을 타진했으나 대부분 증권사가 거절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국투자증권과 단독으로 PRS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현재 공모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역시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락하자 올해에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접었다. 은행 대출과 카드대금 자산유동화(ABS)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