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주류 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편의점들도 앞다퉈 이색 하이볼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맛과 형태의 하이볼로 저도주를 찾는 수요를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는 얼려 먹는 ‘샤베트 하이볼’을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레몬 맛과 복숭아 맛 2종으로 구성됐으며 하이볼을 샤베트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주류를 냉동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완전히 얼어버리거나 내압으로 인해 내용물이 터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시행착오 끝에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는 최적의 점도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냉동뿐 아니라 냉장 상태로도 음용이 가능하다.
CU는 이와 함께 위스키 향과 복숭아 향의 조화를 살린 ‘짐빔 하이볼 피치’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같이 편의점에 하이볼 라인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꾸준한 수요 증가에 있다. CU에 따르면 하이볼 카테고리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3년 553.7% △2024년 315.2% △2025년(1~9월) 190.6%로 매년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 2일 출시한 ‘말차 하이볼’도 출시 2주 만에 누적판매량 20만캔을 돌파했다. 회사는 스낵·디저트류 중심으로 확산 중인 말차 트렌드를 하이볼에 접목했으며 저도주 선호 흐름을 반영해 알코올 도수도 3도로 낮춰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청량한 색감과 부드러운 맛으로 젊은 여성층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구매 데이터에 따르면 이 제품의 여성층 이용 비율은 55%로 일반 주류 대비 약 10%포인트 높았다.
세븐일레븐은 초도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돼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 2차 물량은 오는 24일부터 입고될 예정이다.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하이볼 담당 MD(상품 기획자)는 “말차 트렌드가 최근 ‘힙스터 코드’로 자리 잡음에 따라 주류에서도 말차 맛을 맛있게 즐겨볼 수 있도록 곧바로 개발에 착수했다”며 “말차가 비주얼적으로도 인기가 많은 점을 고려해 초록빛 패키징이나 주류 색감 등 부가적인 요소에도 신경을 써서 기획한 만큼 긍정적인 시장 반응이 한동안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