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내수시장 회복…중저가·전기차가 견인

입력 2025-10-20 16:27
수정 2025-10-20 16:28

지난해 위축된 자동차 내수 시장이 올 들어 되살아나고 있다.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가 모두 늘고, 전기차는 판매량이 1.5배 증가했다. 다만 중저가 차량 위주로 판매량이 늘어난 것을 두고 경기 침체로 ‘가성비’ 차량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국산·수입차 판매 모두 늘어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27만5740대로 집계됐다. 11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전년 동기(121만1214대)와 비교해 5.3% 늘었다. 국산차는 3.3% 늘어난 104만4684대가 팔렸고, 수입차는 23만1056대가 판매돼 전년보다 15.5%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기아가 4.6% 많은 38만8117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베스트셀링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7만4516대)와 지난해 7월 출시된 전기차 ‘EV3’(1만8732대)의 판매가 잘됐다. 현대자동차는 35만5905대로 11% 늘어나며 2위에 올랐다.

르노코리아는 1만6778대에서 4만431대로 141% 늘어났다. 중형 SUV ‘그랑콜레오스’(3만2782대)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제네시스는 11.8% 감소한 8만9410대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KGM)는 18% 감소한 2만9969대, 한국GM은 37.2% 줄어든 1만264대에 그쳤다.

수입차도 분위기가 좋았다. BMW는 5만7840대로 1년 전보다 6.6% 늘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0.4% 많은 4만8248대 판매됐다. 테슬라는 지난 4월 출시된 ‘모델Y 주니퍼’ 인기에 힘입어 판매(4만3637대)가 84.8% 급증했다. 아우디와 포르쉐 판매량도 각각 35.4%, 37.9% 늘어났다.

SUV 강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베스트셀링카 상위 10종 중 7종이 SUV였다. 기아에선 1위 쏘렌토에 이어 스포티지(5만6938대)가 4위에 올랐고, 6~9위는 팰리세이드(4만6466대), 싼타페(4만5812대), 셀토스(4만3721대), 투싼(4만851대) 몫이었다.◇가성비 전기차 판매 많아전기차 수요 증가도 판매에 영향을 줬다. 올해 1~9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17만514대로 전년 동기(10만8430대) 대비 57.3% 증가했다. 특히 전기 승용차가 15만3195대로 67.2% 늘어났다. 전체 승용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4%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4분기까지 10%대를 유지하면 올해 사상 첫 두 자릿수 비중을 기록하게 된다.

판매량 상위 차량 대부분은 ‘가성비 전기차’다.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Y 주니퍼가 3만7035대로 1위를 차지했고, 기아 EV3(1만8732대), 현대차 ‘아이오닉 5’(1만2204대), 기아 ‘EV6’(7954대), 기아 ‘레이EV’(7901대) 등이 뒤를 이었다.

내연기관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34만원(스마트 트림)에 판매되고 있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 판매가 전년보다 52.5% 급증한 게 대표 사례다. 산업통상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산차와 수입차 통틀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4월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5000만~6000만원대인 제네시스 G80과 GV80 판매가 각각 8.5%, 26.5%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연로별로는 하이브리드카가 25.2% 증가한 34만853대 팔렸고, 휘발유차는 3.3%, 경유차는 25.5%, 액화석유가스(LPG)차는 16.3% 판매량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중저가 차량 위주로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