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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국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이 210억달러에서 22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가 3분기에 분석한 결과, 기업들은 2025년에는 210억달러(약 30조원)~229억달러(약 32조 6천억원)의 재정적 타격을 예상했다. 2026년에는 약 150억달러(약 21조 4천억원)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당초 트럼프가 관세를 위협하던 올해 초의 예상치 350억달러와 4월 ‘해방의 날’ 관세부과 당시 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대미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 비용이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으로 미국의 관세는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는 로이터가 7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60개 글로벌 기업의 성명서와 규제당국에 제출한 서류, 실적 발표 자료 등을 분석한 것이다.
이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해방의 날’관세 부과 직후에는 340억 달러로 예상됐다. 당시에는 일본의 토요타 한 회사만 해도 95억달러의 영향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일본 및 유럽연합(EU)의 무역 협상 타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이전의 최악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영향의 예상치는 소폭 낮아졌다.
이후 소니와 프랑스 주류 제조업체인 레미 코인트로와 페르노 리카르 등도 관세 피해액의 추정치를 낮췄다.
스텔란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안토니오 필로사는 “관세는 우리가 관리해야 할 사업 방정식의 또 다른 변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내 제조 시설에 4년간 13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었다.
국제상공회의소 부사무총장 앤드류 윌슨은 "일부 양자 무역 협정에서 일종의 착륙점에 도달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훨씬 더 큰 복잡성과 엄청난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과 소비재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은 7월부터 9월까지 9.3%의 이익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분기 13.8%에서 감소한 수치이다. 이는 대부분 AI에 투자하는 미국 IT 부문의 성장에 기인하고 있다. 유럽의 스톡스 600 지수는 전분기 4%에서 0.5%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 협정이 없는 국가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베트남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공급업체에 크게 의존하는 나이키는 지난달 말 관세 영향 추정치를 10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의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테팔은 수요 약화로 이익 전망을 낮췄다. H&M은 11월 분기에 미국의 관세로 마진에 더 큰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H&M의 다니엘 에르버 CEO는 "4분기 미국 경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는 매출 총이익에 미치는 영향과 가격 인상으로 결국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추적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을 가격 인상으로 꼽았다.
포드의 경우 관세로 누적 30억달러의 영향을 예상했으며 스텔란티스,폴크스바겐, 도요타도 수십억 달러를 보고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제약 회사들도 미국 관세 면제와 연계된 약가 및 제조 관련 계약 체결로 종전보다는 관세 관련 영향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