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채택률 90%…"수출기업 최악 대비를"

입력 2025-10-20 18:05
수정 2025-10-21 00:58
미국 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이어 2차로 600개가 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달 전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 청원 리스트 중 90%에 가까운 품목을 관세 대상으로 확정하면서 이번에도 상당수 항목이 고율 관세 대상으로 분류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기업들은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총 467개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 가운데 87%에 달하는 407개 품목을 관세 대상으로 채택해 8월부터 50%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매년 3·6·9월로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청원이 정례화된 만큼 관세 파생상품 품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계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수입 장벽을 높이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통상 전문 변호사는 “자국 제조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상 산업계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분석했다.

2차 청원 목록에는 기계, 자동차부품, 전선, 가구 등 1차 때보다 훨씬 광범위한 품목이 포함됐다. 높은 ‘관세화율’이 이번에도 반복된다면 한국 수출 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공급망 다변화 등 대응책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