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운송업 등을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이하 '공사')에서 근무하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은 운전기사들의 배차 담당 및 조정, 복무 관리 및 승인 업무 등을 담당하는 사무직 직원 3명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접수하였습니다.
신고 내용 중에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로 분리조치가 된 행위자 D가 차고지의 차량을 점검하다가 버스 내에 잘못된 운전자격증을 게시한 신고인 A의 과실을 직접 대면하여 지적하고, 자격증을 사진으로 촬영한 행위가 있습니다. A의 신고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었을까요?
<i>#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간 중 분리조치의 의의</i>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사용자는 지체없이 객관적 조사를 시행하여야 하고, 그에 따른 조사나 조치를 이행할 때 피해근로자등에게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조사 기간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가 금지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 및 제3항).
분리조치는 사용자가 조사 기간 중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따라 시행하는 조치 중 하나로, 피해근로자등과 행위자가 업무상 접점이 없도록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주된 과제가 됩니다. 본 사례에서 공사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간 동안 A와 D를 분리조치 하였습니다.
<i># 분리조치 중 업무상 지적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i>
D는 조사기간에 현장점검자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차고지에 있는 차량을 모두 점검하는 과업을 하던 중 A가 버스 내에 잘못된 운전자격증을 게시한 과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에 D는 현장점검자로서 A를 불러 관련 지침에 따라 자격증 게시에 관한 사항을 현장에서 시정조치 하였습니다.
D의 행위는 평소라면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있는 상태이지만, A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로 인해 분리조치가 된 상태라는 이유로 이러한 피드백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D가 현장점검자로서 당시 차고지에 있던 차량 모두를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었고, 자격증 게시와 같은 경미한 사항은 현장에서 시정조치를 하도록 지침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D가 A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는 위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오히려 D가 A를 대면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할 다른 방법이 충분히 있었을 것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된 D가 분리조치 기간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를 직접 대면하여 업무를 수행한 행위는 그 업무의 필요성과 정당성 여부와 관계없이 A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원고 A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4. 9. 12. 선고 2023나225038 판결).
<i># 분리조치 중 업무상 지적 방법</i>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는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 행위라고 하여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지 확인하게 됩니다.
대상 판결은 업무상 필요성과 정당성이 있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간 중인 점과 그로 인해 분리조치가 된 상황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직접 대면의 필요 등 수단의 측면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당사자를 살펴보면, 관리자를 행위자로 한 신고를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행위자의 직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신고인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등과 같이 업무상 소통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이 아니면, 업무상 접점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신고로 분리조치가 된 상태를 고려하면 행위자가 직접 대면하여 업무상 피드백을 제공하는 행위는 업무상 필요가 있더라도 방식이나 수단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성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나 2차 가해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분리조치가 시행된 이후에는 행위자와 신고인 사이의 업무상 접점을 최소화하도록 과업 범위를 조정하고, 불가피하게 업무상으로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최고 관리자를 통해 관련 사항을 전달하거나, 인사팀을 경유하는 방식 등을 안내하여 사건이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선 행복한일 노무법인 책임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