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흡연 내가 허락했다"는 학부모…교사가 징계하자 '협박'

입력 2025-10-20 15:24
수정 2025-10-20 15:25

전북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의 흡연을 적발한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원단체들은 이를 명백한 '교권 침해'로 규정하며 교육청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북교사노동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학생의 흡연을 적발해 징계 절차를 밟은 교사가 학부모의 지속적인 협박과 민원에 시달렸다"며 "교육청은 이를 교권 침해로 인정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노조에 따르면 전북 지역 A고등학교 교사는 이달 초 학교 밖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학생 2명을 발견해 학부모에게 알리고 징계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자 한 학부모는 "내가 흡연을 허락했는데 왜 문제 삼느냐.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며 교장실을 찾아가 "흡연 장면을 촬영한 교사를 초상권 침해와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학부모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학교를 방문해 민원을 제기했고, 해당 교사를 인권침해·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교사는 이 같은 민원과 압박으로 급성 스트레스장애와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단체는 "학생 생활지도를 방해하고 교사에게 위협적 언행을 일삼은 것은 명백한 교권 침해"라며 "악성 민원 문제는 학부모와 학생이 권리를 잘못 행사하더라도 명확한 제재가 없었기 때문에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은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속히 보호하고 즉각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학부모는 "절차와 규정을 위반한 점을 지적했을 뿐"이라며 "악성 민원을 제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징계를 수용하기로 했는데 학교 측이 오히려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교권 침해로 신고해 사안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또 "교사들이 이 사건 이전부터 아이에게 집단 따돌림 형태의 폭력을 행사했고, 아이가 이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학교가 학생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