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강조” 장동혁 ‘당원 게시판’으로 한동훈 압박

입력 2025-10-19 14:34
수정 2025-10-19 14:3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감사위원회 상견례 자리에서 당 안팎의 논란에 대해 “원칙과 기준에 맞게 처리 해달라”고 주문했다.

당헌·당규에 따른 운영을 강조한 이번 발언은 사실상 한동훈 전 대표 가족 명의의 글이 올라온 당원 게시판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비공개로 열린 당무감사위원 상견례에서 장 대표는 “당헌과 당규에 입각해 원칙에 맞는 당무감사위원회가 운영됐으면 좋겠다”며 “당무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구체적인 사건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이 게시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장 대표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당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번 발언은 장 대표가 당내 주도권을 강화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일대오’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강성 성향의 이호선 국민대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에 앉힌 것도 장 대표의 의지였다.

또 같은 날(17일)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18일 페이스북에 "어제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왔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적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때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한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전당대회 후보자 TV토론에서 ‘대표가 되면 한동훈 전 대표보다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당내 일부 친윤계 인사들은 장 대표의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지금은 계파간 충돌보나 대여(與) 공세에 집중할 때라며 당원 게시판 문제를 꺼내는 것은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