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마다 나는 소리, 민망해"…결국 법정 간 '이 운동화'

입력 2025-10-19 14:51
수정 2025-10-19 14:53

미국 소비자들이 스위스 유명 러닝화 브랜드 '온(On)'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걸을 때마다 '크고 민망한' 소리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미국 오리건주 연방법원에 온러닝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소송의 대상이 된 운동화는 최소 11가지이며 가격은 140~180달러(약 20만~25만원) 사이다.

이 운동에는 '클라우드텍'이라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신발의 외부 착지면을 육각형, 팔각형 및 타원형 구멍으로 덮어 착지할 때 더 편안한 느낌을 주는데, 삐걱거리는 소리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다.

원고 측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크고 멈추기 어려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다"며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이런 소음을 알고는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간호사처럼 온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들의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삐걱거리는 소리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소리에 대한 불만은 틱톡, 레딧 등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져 있고, 고객들은 신발 밑창에 코코넛 오일을 바르거나 신발 안쪽에 베이비 파우더를 뿌리는 등 소리를 줄이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소송인단은 소음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했으나, 온 측은 '제품 결함이 아닌 일반적인 마모'(normal wear and tear)로 판단해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실제 온의 고객 서비스 약관에는 착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온 측은 CBS뉴스에 "진행 중인 법적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이러한 사기적 사업 관행 및 기만적 마케팅으로 인해 "명백한 손실"을 입었다며 "보상적 손해배상, 법정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과 환불을 요구했다.

온은 지난 2010년 철인 3종 선수 올리비에 베른하르트가 설립한 기업이다. 80여 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매년 약 300만 켤레 이상의 러닝화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지분 투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온은 올해 초 문제의 신발이 성장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