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러시아 극동지역 추코트카와 미국 알래스카주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 직접투자 펀드'(RDIF)의 CEO이기도 한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17일(현지시간) X(엑스ㆍ옛 트위터)에서 머스크를 향해 "푸틴-트럼프 터널로 미국과 러시아, 미주와 아프로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70마일(113㎞) 길이의 해저터널이 통합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더보링컴퍼니'(TBC)라는 터널 건설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드미트리예프는 전통적 공법으로는 비용이 650억달러(92조원) 이상 들지만 더보링컴퍼니의 기술을 이용하면 비용을 80억달러(11조원) 미만으로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함께 미래를 만들자"고 했다.
그는 애나 폴리나 루나(공화·플로리다)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최근 공개한 기밀문서에 의하면 미국에 존 F 케네디 대통령, 소련에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공산당 제1서기가 각각 최고지도자로 있던 1960년대 초에 '케네디-흐루쇼프 세계 평화 다리' 구상이 제안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루나 의원은 "러시아 대사로부터 받았다"며 옛 소련이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사건을 계기로 작성했다는 350쪽 분량의 문서를 온라인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문서에는 '케네디-흐루쇼프 세계 평화 다리' 구상을 설명하는 지도 그림과 함께 "케네디-흐루쇼프 세계 평화 다리가 알래스카와 러시아 사이에 지어질 수 있으며 지어져야만 한다. 당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다만 문서의 진위 및 변조 여부는 판명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 제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 오찬회동에서 드미트리예프의 제안에 관한 질문을 받고 "흥미로운 생각"이라며 "생각해 봐야겠다"고 답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