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출신 유튜버 조용훈 씨(37·사진)가 사망하면서 그의 과거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선수 은퇴 이후 공장·보험 일 등을 전전하며 불안정한 삶을 이어오면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좇는 유튜버의 삶을 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 24분께 부천시 원미구 한 아파트 옥상에서 조씨가 떨어졌다는 신고가 112 등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숨진 조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조씨는 사고 당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방송을 지켜보던 일부 시청자들이 건물 옥상에서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조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넥센 히어로즈 등에서 투수로 뛰었으며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바 있다. 2007년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2014년 은퇴한 뒤 유튜브에 '조용훈처럼'이란 개인 채널을 열어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2019년 다른 유튜브 채널 '박명환야구TV'에 출연해 "은퇴 후 보험회사, 반도체 공장, 호스트바 등 다양한 일을 했지만 남 밑에서 일하는 게 맞지 않았다"며 "야구할 때보다 인생이 더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유튜버 활동을 시작하면서 조씨는 과격한 언행과 자극적인 콘텐츠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초기엔 야구 관련 내용을 주로 다뤘으나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자 점차 욕설과 음주·대인 갈등 중심의 자극적 내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선 자극적인 콘텐츠 경쟁을 벌이는 유튜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청률과 후원 등으로 이같은 행동을 부추기는 구독자들이 유튜버들이 자칫 위험한 행동까지 하도록 유도한다는 비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