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권오갑,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입력 2025-10-17 17:39
수정 2025-10-18 02:25
17일 HD현대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권오갑 회장(사진)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 기업인이다.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47년간 HD현대그룹에 몸담으며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사령탑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권 명예회장은 1978년 HD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에 입사한 뒤 런던지사, HD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과감한 조직문화 혁신으로 영업이익 1300억원짜리 회사를 1조원대로 키웠다. 조선업 불황기였던 2014년에는 HD현대중공업 대표를 맡아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다.

권 명예회장은 2018년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듬해 그룹 회장에 올랐다.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등 그룹의 3대 핵심축을 완성했다. 그의 경영 아래 HD현대는 지난해 매출 61조3313억원 규모의 재계 8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HD현대그룹은 올 5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그룹에 이어 다섯 번째로 ‘시가총액 100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권 명예회장은 지난해 사재를 털어 설립한 ‘HD현대 희망재단’을 통해 업무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피해자 유가족의 학자금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