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친목 술파티가 유방암 캠페인?…잡지사 행사 '논란'

입력 2025-10-17 09:34
수정 2025-10-17 09:52

국내 패션 잡지 W 코리아가 매년 주최하는 자선 행사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취지와 달리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술을 마시며 노는 모습만이 강조됐다는 이유에서다.

W 코리아는 지난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인 '러브 유어 더블유'를 개최했다.

'러브 유어 더블유'는 여성의 유방암 인식 향상과 조기 검진 중요성을 알리겠다며 2006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올해 20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RM·뷔·제이홉, 에스파 카리나·윈터·지젤·닝닝, 아이브 장원영·안유진·레이, 올데이프로젝트, 배우 임수정, 고현정, 공명 등 유명 연예인이 총출동했다.

이후 W 코리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현장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연예인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따라부르며 몸을 흔드는 등 흥에 취해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추가로 연예인의 축하 공연, SNS 유명 챌린지를 따라하는 영상 등은 볼 수 있었지만, 이들이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취지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게시물은 없었다.

연말 시상식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출연진들이 식음료를 즐기며 친목을 즐기는 영상에 네티즌들은 "행사가 실질적으로 유방암 인식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암 환자들은 마시지도 않는 샴페인을 들고 즐기는 모습이 충격적이다", "친목 모임에 유방암을 이용하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환자 조롱이다"라는 날 선 목소리도 있었다.


초대 가수 중 한 명인 박재범은 축하 무대로 본인 대표곡인 '몸매'를 선보였는데, 이 또한 부적절한 선곡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곡에는 "보고싶어 너의 몸매",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 여성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포함돼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재범은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0년간 이어진 자선행사임에도 기부 규모가 미미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W코리아에 따르면 해당 캠페인은 갈라 디너와 파티를 열어 수익금 일부로 한국유방건강재단 활동을 후원한다. 여성과 저소득층의 검진 및 치료비를 지원하는데, 그동안 누적 기부금은 11억원이며, 약 500명의 독자에게 여성 특화 검진 기회를 제공했다. 이 행사를 '국내 최대 규모 자선 행사'라고 표현했다는 점이 지적받고 있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운영하는 유방 건강 인식 향상을 위한 러닝 행사 '핑크런'의 지난 24년간 누적 기부금이 42억원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되고 있다.

다만 W 코리아는 아직까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