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900억 '전액 손실' 벨기에 펀드 판매사 현장검사 착수

입력 2025-10-16 11:27
수정 2025-10-16 11:28

금융감독원이 900억원의 자금을 모은 뒤 전액 손실을 낸 '벨기에 펀드' 판매사에 현장 검사를 진행했다. 불완전 판매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벨기에 펀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 KB국민은행,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 후 펀드 불완전 판매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첫 사례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금감원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해당 펀드는 벨기에 정부 기관이 사용하는 현지 오피스 건물의 장기 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 2019년 6월 설정됐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공모와 사모를 나눠 총 900억원을 모집했고 나머지 금액은 현지 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당초 5년간 운용한 뒤 임차권을 매각해 수익 분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매각에 실패했다.

이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지난 3월 자산운용보고서 공시를 통해 연내 펀드를 상환할 예정이나 분배 금액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펀드 자금 모집 당시 판매사가 '안전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당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소지가 있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펀드를 589억원어치 판매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00억원어치, 120억원어치를 팔았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