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5일 12: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자산운용사는 투자 영역을 확장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 궤적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요와 공급, 시장 변화와 경쟁으로 이미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운용사의 역할 역시 단순한 ‘매입과 운용’을 넘어 ‘복합 다변화된 투자와 가치 창출’로 진화하고 있다. 전환기의 한 가운데 있는 자산운용사와 운용역은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도전에 나서야 할까? 달라지는 투자 판도, 고도화·다변화하는 시장시장은 자산별로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오피스는 FTQ(Fly to Quality) 현상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리모델링 수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리테일은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선택적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물류센터는 공급, 상·저온 비율, 임차인 유무에 따라 투자 가능성과 요구 수익률이 차별화되고 있다. 호텔은 엔데믹 이후 관광객 회복세에 힘입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으며, 임대주택, 시니어 하우징과 데이터센터는 인구구조 재편과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자산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운용업계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생존 방식은 크게 ‘규모의 경쟁’과 ‘전문성과 차별화’로 나뉠 것이다. 대형사는 블라인드 펀드 설정, 해외 투자자 유치, 복합 개발 등 대규모 자본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고, 중소형사는 틈새시장 발굴, 섹터 특화, 투자자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다. 결국 운용사가 어떤 전략을 선택하고 어디에 집중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1) 공간 임대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가치를 제공하는 시대다.오늘날 임차인은 단순히 면적을 빌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 맞춤형 서비스, 더 나은 환경을 기대한다. 운용사의 개발사업은 공용, 전용면적의 활용을 고도화하고,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계획을 필요로 한다. 실물 부동산은 이용자 편의성, 운영 효율성,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운용역은 사용자 관점에서 공간을 재해석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투자전략과 운용능력을 갖춰야 한다. 2) 운용사는 전문성으로, 운용역은 복합 역량으로 답해야 한다다가올 시장은 단일 자산군에 대한 경험과 단순한 금융기법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특정 섹터에 안주하는 순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운용사는 다양한 섹터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 운용역에게는 리츠와 블라인드 펀드, 종류주 발행, S&LB(sale & lease back) 등 각종 투자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복합 역량이 요구된다. 시장이 다변화될수록 중요한 것은, 단일 자산의 성과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위험과 수익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3) 부동산의 미래 가치, 데이터와 기술 융합이 결정한다건물은 더 이상 단순한 ‘그릇’이 아니다. 이제는 삶과 비즈니스의 질을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ESG 친화적 설계, 모바일 기반 제어, AI 분석, 스마트 오피스, 공유 라운지, 맞춤형 운영 프로그램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전제’다. 앞으로는 단순한 관리가 아닌, 데이터 기반 운용과 기술 융합을 내재화한 운용사만이 투자자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운용역은 투자 단계에서 이를 반영하고, 운용 과정에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4) 결과와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 존경받는 운용역이 되자투자 구조의 고도화는 자산운용사와 운용역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요구한다. 특히 블라인드 펀드와 같은 구조에서는 의사결정 권한이 더 큰 만큼, 결과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져야 한다. 숫자가 아무리 좋아도 책임감 없는 행동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네트워크가 아무리 넓어도 워크에식(work ethic)이 없다면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무리한 투자와 책임 없는 운용은 곧 위기로 이어진다. 결국 살아남는 자는 투자자와 파트너들이 다시 찾고 싶어하는 운용역이다. 마무리하며…나는 지난 20년간 자산운용사의 운용팀과 투자팀에서 그리고 블라인드 펀드 운용역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앞으로의 20년은 지금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변화의 속도 또한 빠를 것이다. 이제 투자자는 단순한 수익률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운용역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은 자산운용사의 핵심이다. 한번의 실수가 단기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신뢰도 추락, 펀딩 차질 등 연쇄적인 영향을 불러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임감이 부족한 사람’, ‘투자승인 전과 후가 다른 사람’, ‘말만 화려한 사람’ 그리고 ‘먹튀’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당신이라면 누구에게 자산을 맡기겠는가? 답은 분명하다.
존경받는 운용역은 단순히 ‘딜을 성사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자산운용사와 운용역이 책임을 다하며 미래를 준비할 때,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한국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또한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선진화된 모습으로 도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