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텍스 글로벌 2025]토마스 프라모데탐 프리사이트 CEO, "'Made in UAE' AI 전세계 확산 목표"

입력 2025-10-16 08:00


“우리의 목표는 ‘Made in UAE’ 인공지능(AI) 모델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토마스 프라모데탐 프리사이트(Presight)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두바이 '자이텍스 글로벌 2025'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국가 전력망이나 도로망처럼 AI 생태계 수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AI는 산업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국가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프리사이트는 그 인프라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사이트는 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계열 AI 기업 지포티투(G42)의 자회사로. UAE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을 실행하는 핵심 기업이다. 아부다비 증권거래소(ADX)에 상장된 이 회사는 공공안전·에너지·보건·금융 등 20여 개 산업에 AI 분석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자체 ‘TAQ(타크)’ 플랫폼을 통해 도시·기관·기업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프라모데탐 CEO는 “소버린 AI는 단순히 국가별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유·관리·활용하는 독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프리사이트는 데이터 품질과 투명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의 품질과 투명성 확보를 소버린 AI 구축의 핵심 가치로 지목했다. 프라모데탐 CEO는 “신뢰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 ‘AI 책임성’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프리사이트는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를 추적하는 감사 추적 시스템(Audit Trail)과 편향을 스스로 감지·보정하는 AI 감시 모듈을 내장하고 있다.

최근 프리사이트는 에너지 AI 스타트업 AIQ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석유공사(ADNOC)와의 공동 구조를 재편했다. 에너지 부문을 시작으로 교통·보건·금융 등 핵심 산업의 AI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라모데탐 CEO는 “UAE 경제의 77%가 이미 비(非)석유 부문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향후 5년 내 80%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AI는 석유 이후 시대의 성장 엔진이자 주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UAE만의 ‘데이터 통합 거버넌스’ 체계를 강점으로 꼽았다. 공공과 민간 부문이 단일 규제 아래 빠르게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라모데탐 CEO는 “UAE의 강점은 통합된 데이터 거버넌스와 다언어적 데이터 환경”이라며 “UAE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언어·다문화 데이터 실험실을 갖고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실제 프리사이트는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단순 투자보다는 기술·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해 검증된 스타트업을 직접 상업계약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프리사이트는 올해 두바이 자이텍스 글로벌에서 동남아·아프리카 시장 진출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정부와 데이터 거버넌스 협약을 추진 중이며,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 지역에도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추후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도 고려 중이다.

프라모데탐 CEO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실행력에서 나온다”며 “UAE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AI 인프라의 표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두바이=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