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에선 거품론이 나오고 있다.
인텔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4.27% 급락한 35.63달러로 마감했다.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인텔의 투자 등급을 하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BoA는 이날 인텔의 주가가 최근 너무 빠르게 올랐다며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시장 수익률 하회’로 내렸다.
BoA는 인텔에 대해 “여전히 경쟁력이 부족한 중앙처리장치(CPU) 라인업과 성장하는 인공지능(AI) 시장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없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지난 8월 미국 정부가 지분 9.9%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른 뒤, 두달 간 60% 넘게 급등했다. 인텔이 잠재적 투자를 위해 애플과 TSMC에 접촉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월가 전문가들은 인텔이 과매수 상태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인텔의 상대강도지수(RSI)는 현재 80으로 지난달 75에서 크게 높아졌다. RSI가 70을 넘으면 주가가 단기간 과도하게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이벤트드리븐리서치의 돈 빌슨 연구원은 "인텔 주가가 20달러에서 35달러로 급등한 건 강력한 뉴스 덕분"이라며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인텔을 새 투자자들을 위한 일종의 준공공기업적 회사로 바꾸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