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은가격 온스당 53.55달러…사상최고치 돌파

입력 2025-10-14 19:47
수정 2025-10-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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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사상 처음 귀금속 숏 스퀴즈가 발생하면서 은 가격이 온스당 53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의 급등세는 은값의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은값 상승으로 손실이 커지자 은을 급하게 사들이며 상승폭이 더 커진데 따른 것이다. 금가격도 온스당 4,101달러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런던 시장에서 현물 은은 전 날보다 4% 넘게 상승한 온스당 53.55달러로 런던에서 1980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52.50달러를 45년만에 넘어섰다. 올들어 은은 73% 가까이 상승하면서 53% 가량 상승한 금 값의 상승폭을 넘어섰다.

런던의 현물 금값 역시 온스당 4,101달러로 사상 최고치인 4,117달러에 접근하며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자 수요 급증에 따른 시장 불안이 다른 귀금속으로 확산되면서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4% 이상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의 은 벤치마크 가격이 뉴욕보다 온스당 1.40달러 이상 더 비싸지자 일부 트레이더들은 미국에서 런던으로 가는 항공편 수송에도 나서고 있다. 이는 보통 금 가격이 런던과 뉴욕간에 차이가 날 때 이용되던 방법이다.

런던 시장에서 은을 빌리는 연간 비용을 나타내는 은 임대금리가 지난 10일 30%이상 급등하면서 공매도 포지션을 연장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

금과 팔라듐의※ 임대 금리도 하락했다. 이는 올해초 뉴욕으로 금이 대량 수송되면서 런던의 금 보유고가 더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주간 인도발 수요 급증으로 런던에서 거래 가능한 은괴 공급이 급감했다. 올해 초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으로 뉴욕으로 은이 대량 운송된 여파도 작용했다.

4월 미국 정부는 귀금속 관세 조치는 면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정부가 진행해온 은, 백금, 팔라듐 등 핵심 광물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의 마무리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귀금속 관세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분석가들은 “은 시장이 금 시장보다 유동성이 낮고 규모도 9배 작아 가격 변동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중앙은행이 은 가격 안정화에 나서지 않으면 불균형적인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금값 상승은 중앙은행의 매수,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 증가,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하가 뒷받침했다. 여기에 미중무역 갈등과 연준의 독립성 위협, 미국정부 셧다운 사태로 미국채와 달러화에 대한 대체 수요도 가세했다. 은은 2020년 이후 거의 300%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재개도 금과 은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다.

뉴욕 코멕스 시장에서 은 선물은 최대 7% 급등한 온스당 50.59달러로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멕스를 소유하고 있는 CME 그룹 대변인에 따르면, 이전 최고가는 1980년의 50.35달러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