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빚지면 죽을때까지 쫓아다녀…선진국처럼 탕감해줘야"

입력 2025-10-14 17:36
수정 2025-10-15 00:50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자영업자들이) 한 번 빚지면 죽을 때까지 쫓아다녀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진국들처럼 못 갚을 빚은 신속하게 탕감하고 정리해야 묵은 밭도 검불을 걷어내면 새싹이 돋는 것처럼 할 수 있다”고 14일 말했다. 저신용자에게 지나치게 높은 대출 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은행들이 지양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청량리동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행사에서 “금융은 사실 숫자에 불과하고 실물과 좀 다르지 않느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국가가 져야 할 부채를 개인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국가가 빚을 졌는데, 한국은 개인이 부채를 늘려 해결했다는 취지다. 자영업자 부채 탕감 방안에 대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하면 바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반론이 나오는데,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했다.

저신용자 금리 책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갚을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 이자를 아주 낮게 대출해주고, 못 갚을 확률이 높은 집단은 이자를 더 많이 내라고 한다”며 “우리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공동체 구성원이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 얘기했다가 사회주의자, 빨갱이라고 엄청나게 폭격을 당했다”면서도 “국민 여러분이 이 점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저신용자 금리 인하 및 자영업자 부채 탕감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은행을 향해선 예대마진으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금융회사가 연간 20여조원씩 이익이 나는데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가 국가발권력, 권능을 이용해 영업하는 것”이라며 “서민 금융 강화라는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 대학생이 청년을 대상으로 지방 여행수당을 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재밌는 안”이라며 “세부 설계를 해볼 만한 정책”이라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