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긴장 고조에…원화 등 아시아통화 5월 이후 최대 약세

입력 2025-10-13 20:10
수정 2025-10-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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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자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 등 아시아 통화가 5월 이후 가장 약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한국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을 돌파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1년 반 만에 구두로 공식 개입하기도 했다.

이 날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현물 지수도 최대 0.2% 하락한 91.51을 기록했다. 이는 5월 9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신흥 아시아 통화 중 수출에 민감한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10일)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2일에는 중국과의 협상에 대한 개방적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MUFG 뱅크의 전략가인 로이드 찬은 "트럼프가 중국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아시아 시장은 위험 회피 분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원화, 대만 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등 중국의 경제 전망과 세계 무역에 밀접하게 연관된 통화가 어느 정도 압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MSCI 신흥시장(EM) 환율은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11월 이후 가장 높은 환율을 기록하면서 역외 위안화는 상승했다.

위험 회피 심리는 외환 시장을 넘어 지역 증시까지 폭락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2% 하락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무역 분쟁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깜짝 금리 인하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한편 연준 관계자들은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고 역내 통화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