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 연세대 뒤엔, 이사회 있었다 [INUE·한경 대학법인평가]

입력 2025-10-13 17:24
수정 2025-10-14 02:19

학교법인 연세대학교는 이사회 중심의 법인 운영으로 재정건전성을 지속적으로 높여온 대학 법인으로 꼽힌다. ‘2025 INUE·한경 대학법인평가’에서 연세대학교는 재정건전성 부문(2위)과 지속가능성 부문(3위)에서 모두 상위 5위 안에 포함된 유일한 법인이다.

연세대학교는 수익 사업 다각화에 가장 적극적인 법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선 다크호스로 떠올라 주목받고 있다. 4년 전 숙취해소제 ‘상쾌환’을 제조·판매하는 네추럴웨이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엔 ‘이롬 황성주 두유’를 제조하는 이롬의 식음료 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연세우유 생크림빵’과 같은 히트 브랜드를 키워냈고, 건강음료 사업까지 확장하는 등 식음료(F&B)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법인 산하 사업체의 실적도 좋다. 지난해 연세유업의 매출은 3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연세대학교가 인수한 뒤 후 실적이 개선된 네추럴웨이는 지난해 매출 1150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5%, 71% 늘어난 수치다. 내년께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세대학교는 외부 인사 중심의 이사회를 통해 수익 사업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린다. 1885년 해외 선교단체가 공익 목적의 교육기관으로 학교를 설립한 영향으로 사실상 오너가 존재하지 않는 지배 구조를 확립했고, 이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법인 경영으로 이어졌다.

이사회 중심 운영은 법인의 수익 사업 확대를 위한 의사결정의 핵심축으로 작동한다. 법인 내 기획팀이 대기업의 M&A팀처럼 인수 대상을 발굴하면 이사회의 투자 심의를 거쳐 추진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연세대학교 수익 사업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기준 5315억원에 달했다.

이사회에는 기업인도 다수 포진해 있다. 이사장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을 비롯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경률 SCL그룹 회장, 박은관 시몬느 회장, 원한석 IRC컨설팅 대표 등 5명이 기업인 출신이다. 김응식 전 GS EPS 대표는 법인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외에 교수, 법조인, 교단 인사 등이 포함돼 현재 12명의 이사가 활동 중이다.

이미경/최다은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