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조원 규모 '연기금 투자풀'을 도맡을 주간운용사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처음으로 증권사에도 응찰 자격이 주어지면서 증권사 첫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지만, KB증권은 주간사 자격을 따내지 못했다.
13일 조달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성평가(프레젠테이션 평가)를 진행,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을 투자풀의 주간 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정성평가(가격평가 포함) 총점 순으로 미래에셋운용이 1위(95.18점), 삼성운용이 2위(93.82점), KB증권이 3위(92.99점)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투자풀 자금을 나눠 운용하게 된다. 연기금 투자풀의 경우 평가 순위가 정해지더라도 자금 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때문에 순위가 열위인 곳에서 우위인 곳으로 자금이 더 이동하는 구조는 아니다.
앞서 지난 8월 연기금 투자풀의 운영 주체인 기획재정부는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선정에 들어갔다.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 KB증권 3사만이 응찰했고 이들 모두 1차 심사 격인 정량평가를 통과했다.
연기금 투자풀은 각종 연기금과 공공기관이 맡긴 여유자금을 한데 모아 민간 주간사가 굴리는 제도다. 투자풀의 총 수탁고는 올 6월 말 기준 68조2618억원으로, 지난 5월 말에는 76조5744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한편 기존 주간사들이 자리를 지키면서 증권사 첫 진입은 무산됐다. KB증권은 입찰 자격이 되는 '일반사모집합투자업'을 갖추기 위해 수개월간 금융당국과 소통한 끝에 라이선스 등록을 마쳤지만, 투자풀 관련 트랙 레코드(운용경력)가 없는 첫 참여기업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KB증권 한 관계자는 "증권사에 처음 기회가 열린 만큼 이번 선정에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