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개社가 생존싸움…中 전기차 힘은 '무한경쟁'

입력 2025-10-12 17:53
수정 2025-10-13 00:48
지난달 15일 방문한 중국 상하이 도로에는 낯선 브랜드 차가 한가득했다. 129개(작년 말 기준)에 이르는 현지 메이커가 쉼 없이 각자의 모델을 찍어내서다. ‘지웨’도 그중 하나다. 2021년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와 ‘중국 넘버2 자동차 메이커’ 지리가 합작했을 때만 해도 다들 시장 판도가 뒤흔들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은 달랐다. ‘더 싸고 더 편리한’ 라이벌에 밀려 지웨 판매량은 월 1000대 이하로 추락했고, 추가 투자가 무산되며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중국의 기술 굴기가 공산당 지원 덕분이라는 것은 반만 맞는 얘기다. 정부 지원은 ‘무한 경쟁’에서 승리한 곳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풀어주고 시장에 돈을 뿌린다. 그걸 보고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뛰어든다. 공급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 지원을 확 줄인다. 생산원가를 낮추거나 신기술을 개발한 일부만 살아남는다. 시장이 재편되면 생존 기업에 정부 지원을 재개한다. 중국 국가대표를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전기차가 그렇다. 업계는 2030년 비야디(BYD), 지리 등 소수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 배터리, 태양광 등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상하이=신정은 기자/츠펑=안시욱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