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자영업자 전용 마이너스통장 ‘안심통장’ 2호가 예산 소진으로 조기 마감됐다. 지난 3월 첫 시행 때보다 마감 속도가 빨라져 그만큼 경기 불황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는 안심통장 2호를 내놓은 지 30영업일 만에 예산이 소진돼 오는 15일부터 접수를 마감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58영업일 만에 마감된 1호 사업보다 한 달가량 빠른 속도다. 수혜 대상은 1·2호를 합쳐 총 4만 명, 4000억원에 달한다.
시는 추석 연휴 직전부터 신청이 급증해 하루 최대 3135명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절반은 신용점수 839점 이하 중·저신용자로, 연 14%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을 쓰던 계층이다.
안심통장은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에 따라 불법 사금융 유입을 막고 제도권 금융 진입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도입됐다. 복잡한 서류 없이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고, 영업일 기준 하루 이내 승인된다. 1인당 최대 1000만원 한도로, 금리는 연 4%대다.
2호 사업에서는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를 강화해 실제 자금이 절실한 취약계층을 우대했다. 만 39세 이하, 창업 3년 미만 청년 창업자와 만 60세 이상 업력 10년 이상 노포 사업자 우대 조건을 신설했다. 이 밖에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비슷한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인천시, 충청북도 등 7개 광역 지자체가 유사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