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금융체계로 편입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의 기반인 블록체인 인프라의 경우 표준으로 수렴된 규제가 아직 없는 ‘과도기’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가져오는 데 필요한 규제 틀을 마련하는 ‘지니어스법’에 서명했다.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같은 가치의 달러나 단기 미국 국채를 담보로 사도록 명문화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어 디지털 자산 세계에서도 기축통화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이 법안에 녹아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지니어스법은 EU의 선제적인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다. EU는 2023년 가상자산 포괄규정(MiCA)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 MiCA는 가상자산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세계 전역에서 가상자산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기술적 토대인 블록체인 관련 글로벌 표준이 될 만한 법은 아직 없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규제 대상이 불명확해 단일 규제 마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블록체인 기본법’이 마련되면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