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도 타는데"…3060 싹쓸이한 '車' 뭐길래 [모빌리티톡]

입력 2025-10-12 12:01
수정 2025-10-12 12:39

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가 올해 상반기 20대와 70대를 제외한 30~60대에 걸쳐 폭넓은 선택을 받았다. 이들은 주로 '패밀리카'를 선호하는 세대로 꼽힌다. 쏘렌토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국내 누적 판매량에서 1위를 달리며 지난해에 이어 '베스트셀링카'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쏘렌토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5만2262대가 판매되며 국산 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가족 활동이 많은 30~60대에서 쏘렌토를 가장 많이 구매했다. 구체적으로는 30대 판매량 1위(9004대), 40대 판매량 2위(9397대), 50대 판매량 1위(1만1805대), 60대 판매량 1위(8156대)였다. 70대에서는 3위(1425대)를 기록했다. 엔트리카를 선호하는 20대에서는 판매량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쏘렌토 판매량이 높은 세대를 보면 주로 가족을 이루고 있는 나이대"라며 "그만큼 패밀리카로 선택을 많이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쏘렌토의 인기는 패밀리카로 활용하기 수월한 공간감, 성능, 디자인 등이 꼽힌다. 쏘렌토의 넉넉한 공간감은 다른 경쟁 중형 SUV가 공간감을 넓혀 신차를 출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일례로 3세대 쏘렌토의 휠베이스(2780㎜)의 경우 당시 경쟁 모델이었던 현대차 4세대 싼타페(2765㎜) 대비 휠베이스가 15㎜ 길었다. 휠베이스는 자동차의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준이다. 현재 시중 판매 중인 4세대 쏘렌토와 5세대 싼타페의 휠베이스는 2815㎜로 같다. 최근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는 쏘렌토를 의식한 듯 휠베이스를 쏘렌토 대비 5㎜ 긴 2820㎜로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쏘렌토의 정통 SUV다운 디자인도 인기에 한몫했다. 경쟁 차량 싼타페가 H 모양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 박스 모양의 뒤태 등 디자인 호불호가 갈렸던 개성 넘치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춘 데 비해 쏘렌토는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이 반영돼 SUV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이어...올해도 베스트셀링카 노린다쏘렌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에 오르며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기아에 따르면 쏘렌토는 올해 1~9월 전년 대비 9.5% 증가한 7만3691대를 판매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통틀어 1위다. 2위는 카니발로 6만2469대를 기록하고 있다.

쏘렌토는 지난해 9만4538대를 기록하며 국내 승용차 판매량 1위에 오른 바 있다. 4세대 출시 이후인 2020년 8만2275대, 2021년 6만9934대, 2022년 6만8902대, 2023년 8만5811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인기는 하이브리드가 견인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올해 1~9월 3만5945대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다. 더욱이 올해는 10만대 판매량에 다시 도전한다. 2020년 이후 판매량 10만대 안에 든 모델은 그랜저가 유일하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출고 대기 기간도 기아 다른 차종 대비 긴 편이다. 10월 기아 납기 표에 따르면 쏘렌토의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4~5주에 출고가 가능하지만, 하이브리드는 최대 5개월에 달하는 대기 기간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형 대형 SUV가 많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신형이 아닌 중형 SUV가 시장을 이끄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그만큼 대형 못지않은 편의사양이나 공간감 등으로 쏘렌토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