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뒤뷔페 & 니키 드 생팔, 교차하는 길? 전시는 10월 1일부터 2026년 2월 13일까지 파리 6구에 위치한 뒤뷔페 재단에서 열린다.
니키 자선 미술 재단(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과의 협력으로 공공 및 개인 소장품과 뒤뷔페 재단(Fondation Dubuffet)의 최근 소장품을 포함한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아르 브뤼(Art Brut) 개념을 탄생시킨 장 뒤뷔페와 니키 드 생팔은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작업은 평행선을 걸으면서도 깊이 교차한다.
마티스의 아들인 피에르 마티스는 뉴욕 미술상으로 장 뒤뷔페의 작품을 전시 판매했었다. 그 당시 마티스의 딸 마르그리트는 니키 드 생팔의 절친한 친구였다고 한다. 니키 드 생팔의 손녀 블룸 카르데나스(Bloum Cardenas)는 아마도 이때 니키 드 생팔이 뒤뷔페의 그림에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추측했다.
이번 전시는 두 예술가 사이의 다음 3가지 교차점을 강조한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접근, 물질과 소재에 대한 실험 그리고 조각과 건축의 경계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을 창조하려는 공통된 야망이다.
해부학 수업 ? 여성의 몸
두 작가의 첫 번째 교차점은 여성의 몸에 대한 접근이다. 여성의 몸을 둘러싼 공격적인 표현 방식은 1950년부터 1965년 사이에 잘 나타난다. 뒤뷔페는 이 시기에 의도적으로 형태가 왜곡된 나체화를 제작하며 어깨, 다리, 머리 등을 비틀어 표현함으로써 육체와 재료 그리고 물질에 대한 대담한 실험을 실행했다.
한편, 니키 드 생팔은 신부, 어머니, 마녀, 여신과 같은 거대한 여성 형상들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장난감, 거울, 미니어처 무기와 같은 오브제를 작품에 결합시켜 여성의 몸을 사회 비판의 도구로 탈바꿈시켰다. 이러한 접근은 그녀의 대표작 <하얀 여신>, <하얀 출산>과 같은 작품들에서 강렬하게 드러난다.
하늘과 땅 사이 ? 풍경들
1950년대부터 뒤뷔페와 니키 드 생팔은 재료와 물질에 대한 대담한 실험을 시행했으며 이후 수십 년에 걸쳐 플라스틱, 폴리에스테르, 폴리스티렌과 같은 보다 현대적인 재료들을 실험하게 된다. 그리고 풍경을 표현하는 방법에서도 두 작가가 얼마나 전통적인 구상 풍경의 틀을 벗어났는지를 보여준다.
뒤뷔페는 <아르고스의 풍경(Paysage aux argus)>, <워터마크가 있는 풍경(Paysage aux filigranes)> 등의 연작을 통해 물질을 변화시키고 원근법의 규칙을 해체하며 완전히 새로운 시각적 공간을 창조했다.
니키 드 생팔 역시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그녀만의 대지를 생명력 있게 구성하고, 드리핑 기법을 통해 별이 흩뿌려진 검은 하늘을 만들어낸다. 그녀의 작품은 대조, 겹침, 하늘과 땅의 긴장감을 만들어 내고 이러한 방식으로 창조된 풍경은 물질과 색채가 충돌하고 어우러지는 생생한 행동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환상적인 건축물 ? 거대한 형상들
전시의 마지막 섹션은 두 작가의 상상의 형상과 대형 건축물에 초점을 맞췄다. 니키 드 생팔은 대형 나나(Nana) 조각과 나나 하우스를 제작했으며, 뒤뷔페는 자신의 연작 아워루프(Hourloupe)에서 영감을 받아 탑, 성, 작은 극장을 만들었다.
니키 드 생팔의 <인생의 나무>는 마치 니키 드 생팔과 뒤뷔페의 작품을 접목시킨 것 같다.
프랑스의 에폭시 수지 확대 제작 전문가인 로베르 할리공(Robert Haligon)은 두 작가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우연이었을까? 그의 작업실에서 두 작가는 서로의 작품에 접할 기회를 가졌을까? 의심해 본다.
뒤뷔페의 <클로저리 팔발라(La Closerie Falbala)>와 니키 드 생팔의 <타로의 정원(Jardin des Tarots)>은 기념비적인 작품을 창조하려는 공통된 야망의 대표적인 사례다. 전통적인 예술과 건축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던 그들의 열망은, 두 작가 사이의 깊은 예술적 연대를 잘 보여준다.
<i>“나는 평면과 직선, 직각이 없는 공간에서도
우리가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i>
? 장 뒤뷔페
“<i>나는 직각과 대칭을 두려워한다. 그것들은 차갑고, 억압적이며, 생명을 앗아간다.
나는 불완전함을 사랑한다. 그 안에 따뜻함과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i>”<i> </i>
? 니키 드 생팔
파리=정연아 패션&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