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췌장암 신약의 전임상 결과를 해당 분야 상위 10%의 국제 권위학술지에 발표했다.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의 리뷰를 거쳐 발간되는 국제학술지에 실린 만큼 과학적 근거와 영향력을 학계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합성치사 이중표적 항암신약 후보 ‘네수파립’(JPI-547)의 췌장암 전임상 연구 결과가 SCI급 국제 학술지 IJBS(International Journal of Biological Sciences)에 실렸다고 10일 밝혔다.
IJBS는 생명과학·분자생물학·생화학 분야에서 SCI 상위 10%에 속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다. 인용 지수와 저널 영향력 모두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전 세계 연구자들로부터 높은 신뢰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IJBS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오도연 서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팀이 주도했으며, 췌장암 유지요법으로 허가받은 기존 PARP 단독 저해 기전 항암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치료 확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네수파립은 탱키레이즈 효소와 PARP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으로 암세포 성장 경로와 DNA 복구를 차단하는 차세대 합성치사 이중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기존 PARP 저해제가 상동재조합결핍(HRD) 환자 및 HRD 하위 분류인 BRCA1/2 결손 유형의 환자에 한정된 효능을 보이는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에 따르면, BRCA2 결손 췌장암 세포에서 기존 췌장암 유지요법제인 올라파립 대비 약 10배 낮은 농도에서도 유사한 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고, 동물모델에서도 올라파립 대비 높은 종양 성장 억제율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PARP 저해제가 거의 듣지 않는 HRD 음성 세포에서 효능이 확인됐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특히, 네수파립은 RNF43 변이로 Wnt 신호 의존성이 높은 췌장암 세포(Wnt-addiction)에서 Wnt/β-catenin과 YAP 발암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여 항암 활성을 입증했다.
이는 환자 맞춤형 치료 대상을 기존 PARP 저해제(올라파립)가 승인받은 BRCA 유전자 변이 환자군에서 Wnt-addiction 환자군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추가 연구 결과, 네수파립(JPI-547)은 암세포 주변 환경을 바꾸어, 원래는 면역세포가 잘 들어가지 못하는 차가운 종양(cold tumor)을 면역세포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뜨거운 종양(hot tumor)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암과 싸우는데 중요한 신호(제1형 인터페론, Type I IFN)가 크게 늘어난 것이 관찰되어 이를 통해 네수파립(JPI-547)이 새로운 면역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췌장암 세포주(Capan-1)를 활용한 이종이식 동물 모델에서 혈중 2′3′-cGAMP 수치가 증가해 네수파립(JPI-547)이 체내의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GAS-STING 경로를 직접 활성화하는 효과가 관찰됐다. 차가운 종양을 뜨거운 종양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과학적 근거로 추정된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1%에 불과하고 치료옵션이 부족한 암종으로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네수파립은 2021년 췌장암으로 미국 FDA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되었으며, 국내에서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8월 전이성 진행형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 단계를 마치고, 2상 환자 모집을 위한 네수파립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신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여, 이달 초 승인받은 상태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네수파립의 췌장암 1차 치료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글로벌 신약 가치와 기술이전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