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사형 폐지의 날'…인권위원장 "인간 생명은 절대적인 것"

입력 2025-10-09 14:51
수정 2025-10-09 14:52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오는 10일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이해 사형제가 가진 모순을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9일 성명을 통해 "인간의 생명은 한 번 잃으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형은 모든 이에게 살인을 금지하면서 국가가 공익적 목적 달성을 위해 생명권을 부정한다는 모순이 있다"며 "범죄자의 재사회화라는 형벌의 목적을 포기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오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2007년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오판에 의한 사형집행의 경우 그 생명은 회복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의 책무인 범죄 예방은 국민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책 수립 및 사회적 기반 조성으로 달성해야 한다"며 "범죄 예방을 사형제 유지로 달성하려는 태도는 국가의 책임을 모호하게 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번 10월 10일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국제사회와 함께 인권 보호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집행된 사형은 1997년 12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로는 3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단 사형이 법적으로 폐지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사형제 폐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2020년 사형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유엔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유예) 결의'에 처음 찬성한 이래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를 규정한 형법 제41조 제1호 등에 대한 위헌소원을 심리 중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