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석유화학산업 부흥 이끈다

입력 2025-10-09 16:45
수정 2025-10-09 16:46

에쓰오일은 지속적인 설비 투자로 끊임없이 성장해 온 기업이다. 1976년 생산능력 하루 9만배럴에 불과한 작은 정유공장으로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늦게 출발선에 선 이 회사가 지금은 하루 66만9000배럴에 달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생산능력과 고도화설비를 갖춘 글로벌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배경에는 1990년대에 이미 정유 고도화설비 투자를 마치고 2000년대 들어서 온산공장확장 프로젝트 등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완수한 투자전략이 있다.

에쓰오일이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인 샤힌 프로젝트는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상반기 준공을 향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상업 가동 이후 에틸렌(연 180만t) 프로필렌(77만t), 부타디엔(20만t), 벤젠(28만t)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며, 그중 에틸렌을 원료로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LLDPE 88만t HDPE 44만t)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우수한 원가 경쟁력과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한 신규 석유화학 설비인 샤힌 프로젝트 시설에서 생산한 기초유분을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들에 주로 배관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총 88만㎡의 부지에 건설 중이다. 에쓰오일 울산컴플렉스에 인접한 약 48만㎡의 부지에는 TC2C(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 스팀 크래커(에틸렌 생산시설), 저장 설비 등이 들어서며, 울주군 당월지역 약 40만㎡터 부지엔 스팀크래커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원료로 고부가가치의 폴리머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TC2C 신기술 도입 등 원가 경쟁력과 에너지 효율성 면에서 탁월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핵심 설비인 TC2C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최적화된 공정으로 전통 석유화학 산업 대비 탄소집약도가 낮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에너지 효율 제고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150MW 규모의 천연가스 자가발전 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 시설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전량 샤힌 프로젝트 시설 가동용으로 공급하여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외부로부터 들여오는 전기를 대체함에 따라 비용 절감과 아울러 공장의 전기수요 상황에 따라 유연한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가 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대기 중으로 바로 배출하지 않고 폐열 회수 보일러를 통해 회수, 고압스팀을 생산해 공장 운전용으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의 에너지 저감 및 탄소저감 신기술, 운영 효율성 수준을 고려하면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담당해온 중화학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