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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모델Y와 모델3 세단의 저렴한 버전을 출시했으나 월가는 4만달러(약 5,700만원) 가까운 시작 가격으론 판매 붐을 일으키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1.1% 하락한 4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전 신차 발표 직후에는 4.5% 하락했다.
테슬라는 7일 베스트셀러인 모델Y와 모델3 T세단의 저렴한 버전을 출시했다. 신형 차량은 일부 고급 마감재와 사양은 없앴으나 321마일(516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시작 가격이 모델Y 염가버전은 39,900달러, 모델3의 염가 버전은 36,990달러로 전기 자동차(EV)의 새로운 구매 계층을 끌어들이기에는 너무 높다.
분석가들은 테슬라에 필요한 것은 3만달러 이하의 전기차라고 강조했다. CEO인 일론 머스크도 EV 구매 세액공제가 있던 지난해 인센티브 적용후 가격이 3만 달러 이하가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로봇 택시와 인간형 로봇에 중점을 두고 인공지능 분야로 회사를 전환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들 분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테슬라의 매출 성장에는 신차 모델이 핵심이다.
강력한 테슬라 옹호자인 웨드부시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신차가 상위 트림 모델보다 불과 5천달러 정도 저렴하다는 점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머스크는 지난 해 2만5천달러짜리 신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테슬라의 현재 모델을 기반으로 저가형 모델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리서치 회사 퓨처럼 이쿼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 셰이 볼러는 "새로운 수요를 대규모로 창출할 촉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세액 공제 혜택이 9월말로 종료된후 가격을 인하하거나 9월말 이전에 회사 및 딜러가 등록한 차량을 리스하는 등으로 세액 공제를 연장하는 판매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테슬라가 가격을 3만달러대로 낮추면 내년에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4,시보레 이쿼녹스 등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캐멀쏜 인베스트먼트의 자문인 숀 캠벨은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EV들과 경쟁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는 3만달러 미만의 전기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진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신차는 3만달러 미만의 가격을 가진 12개 이상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경쟁하게 된다.
미국 소비자들이 9월말 만료되는 전기차 세액 공제 이용에 몰리면서 9월말 분기 매출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신차 정도로는 올해 남은 기간동안 매출은 둔화될 전망이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테슬라가 ‘스탠다드’모델로 명명한 두 차량 모두 미국에서는 즉시 주문 가능하다. 배송은 2025년 12월에서 2026년 1월 사이에 시작된다.
스탠다드 버전에는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오토스티어, 터치스크린, 뒷좌석 열선 시트가 제공되지 않는다. 또 LED 라이트바도 없다. 두 모델 모두 수동 조절식 사이드 미러와 직물 시트를 제공하며, 모델 3에는 비건 가죽 시트가 제공된다.
CFRA의 분석가인 가렛 넬슨은 "이 정도 신차로는 테슬라의 매출은 4분기부터 상당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최대 이유중 하나는 자동차 포트폴리오의 정체”라고 지적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즈의 샘 피오라니는 "모델 Y 기본형을 4만 달러 미만에 출시함으로써 기존 모델Y의 가격은 4만5천달러를 유지하고 중고 모델Y의 잔존 가치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새 모델 덕분에 공장 가동률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