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최고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사진)는 8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에 대해 “선입견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재에 대한 한국의 경계심은 당연하지만 미·중 갈등, 북·러 밀착 등 엄중한 국제 정세 아래 한·일의 협력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인식에서다.
니시노 교수는 다카이치의 총재 당선에 대해 “상당수가 고이즈미 신지로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지방 당원들이 다카이치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방 당원 입장에선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층 표가 대거 이탈한 것이 컸다”고 분석했다. 당세를 회복하기 위해 보수적 인물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카이치 총재의 성향에 대해 “보수적 정치인”이라며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정치 이념이 비슷하다”면서도 아베 노선을 따르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자민당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밑도는 ‘소수 여당’으로 전락해 야당 협조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아베파가 해체되고 잇단 선거에서 보수색이 짙은 의원이 대거 낙선해 아베 시대의 자민당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니시노 교수의 관측이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당원 표심을 고려할 때 다카이치 총재가 보수적 지지층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니시노 교수는 다카이치 총재가 실용외교를 내세우는 이재명 대통령처럼 현실적인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일 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엄중한 가운데 협력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미·중 갈등, 북·러 밀착 환경 아래 경제안보 측면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분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