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이탈리아 하드웨어 기업 아두이노를 인수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두이노는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로보틱스 연구실에서 시제품 제작용으로 널리 사용하는 저렴한 회로기판 및 컴퓨터를 제조하는 업체다.
퀄컴은 인수 가격 등 구체적인 거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아두이노가 독립 자회사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의 이번 인수는 로보틱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삼성전자 갤럭시 등 휴대폰에 들어가는 핵심 칩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다. 그동안 커넥티드 차량과 무선 이어폰, 노트북 컴퓨터 및 산업용 기계 같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아두이노는 저렴하고 사용하기 쉬운 오픈소스 하드웨어(회로기판)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전 세계 학생과 취미 활동가, 스타트업, 전문 엔지니어들이 로봇이나 전자기기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다. 로봇 공학자를 꿈꾸는 학생이나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아두이노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퀄컴은 이들이 학생 시절부터 자사 기술에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나중에 상용 제품을 개발할 때 자연스럽게 자사의 고성능 칩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두이노는 오픈소스 플랫폼을 통해 3만3000명에 달하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 조만간 퀄컴 칩을 사용한 회로기판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기판에는 ‘드래곤윙 QRB2210’이라는 퀄컴의 프로세서가 장착된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