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국제 곡물 선물가격과 수입단가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공행진하는 가공식품 물가도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의 ‘국제 곡물 관측보’ 10월호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제 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04.3으로, 전 분기(105.5) 대비 1.1%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같은 분기(109.0)와 비교하면 4.3% 낮은 수준이다. 곡물 선물가격지수를 구성하는 밀과 옥수수, 콩 등의 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다.
KREI는 4분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북반구 주요국이 옥수수, 콩 수확을 본격화한 데다 주요 곡물 재고가 늘어나 곡물 선물가격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에 대한 중국의 수입 수요가 둔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KREI는 4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도 129.7로 전 분기(131.8) 대비 1.6%, 전년 동기(142.4)보다 8.8%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들어 주요 곡물의 수입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밀과 식용 콩 수입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8%, 2.5% 내려갔다.
KREI는 원·달러 환율이 곡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KREI는 올해 4분기 지수를 전망하면서 원·달러 평균 환율을 1375원으로 가정했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1391원83전)보다 16원83전(1.2%) 낮은 수준이다.
정부 안팎에선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가공식품업계가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1%)의 두 배로, 6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빵과 라면 물가가 각각 6.5%와 6.4% 올랐다. 케이크는 5.9%, 비스킷은 7.1% 상승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