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수입쿼터 절반축소…관세는 25%→50% 인상

입력 2025-10-08 00:38
수정 2025-10-08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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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는 7일(현지시간) 일주일 전에 예고한 대로 철강 수입 할당량(쿼터)을 절반으로 줄이고 쿼터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선 미국의 관세와 동일한 5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10월 1일 오후 9시 출고 “EU "철강 수입쿼터 절반 감축+관세 50% 인상"…한국도 타격” 기사 참고)

이 날 유럽위원회는 유럽의 철강 산업 회생을 위한 새로운 철강산업 패키지를 발표했다. EU는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미국의 철강 관세 50%에 이어 국내 철강 산업에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EU 철강은 현재 26개 강종에 대한 수입 제한을 두고 있으며, 해당 제한을 초과하는 품목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되는 세이프가드 조치로 보호받고 있다.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세이프가드는 매년 꾸준히 상승해 왔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2026년 중반에 만료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철강 수입 쿼터에 대해서는 2024년 할당량보다 47% 감소한 연간 1,835톤의 무관세 수입량을 제안했다. 이 할당량을 초과한 철강 수입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종전 25%에서 50%로 두 배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위원회는 할당량 규모가 2013년, 즉 과잉 생산이 시작된 시점부터의 수입량과 동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정부와 유럽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이 조치는 수입업체에게 철강 원산지 증빙 서류 제출을 요구한다.

유럽 철강 협회인 유로퍼의 사무총장인 악셀 에거트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수입 철강의 시장 점유율이 15%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EU 회원국과 유럽 의회에서 승인받는 절차가 남아있다. 또 자신들의 계획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EU 집행위원회는 영향을 받는 국가들과 국가별 할당량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U는 이 제안과 관련해 WTO 회원국들과 협상을 시작해야 하며 그 결과는 관세 없는 할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럽 경제 지역(EEA) 국가인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만 예외이다.

작년말 기준 2024년 EU로의 철강 최대 수출국은 터키, 인도, 한국, 베트남, 중국, 대만, 우크라이나였다. 올들어서는 중국의 철강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U는 이미 4월 1일부터 현행 철강 수입 할당량을 15% 축소했으며 알루미늄과 폐금속에 대한 안전 조치 및 수출 관세에 대한 시장 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EU는 2018년부터 철강 제품 26종에 수입 한도를 정한 쿼터제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EU 철강 수출량은 393만 2,366톤으로, 전체 철강 수출량의 13.19%를 차지하고 있다. EU는 한국 철강의 물량과 수출 규모 모두에서 지난 해 1위를 기록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