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3명이 공동 수상한 가운데 이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많다.
7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74·일본)과 메리 E. 브렁코(64), 프레드 램즈델(65·이상 미국)를 발표했다. 면역 체계가 신체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말초 면역 관용 관련 발견으로 면역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소속 기관과 국적은 다르지만 상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발전시켰다. 사카구치는 1995년 자가면역질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인 조절 T세포의 존재를 규명하자 2001년 브렁코와 램즈델은 그 세포를 제어하는 유전자인 FOXP3를 발견했다. 2년 뒤에는 사카구치가 본인의 연구와 브렁코·램즈델의 연구를 연계해 FOXP3가 조절 T세포의 분화와 기능을 통제한다는 결정적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일본의 명문 오사카대 명예교수인 사카구치는 교토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교토대 교수와 재생의과학연구소 소장을 거쳐 오사카대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사카구치는 젊은 시절 열정적으로 논문을 발표했지만 당시 주류 면역학과는 내용이 달라 '성과가 틀렸다'는 의심과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카구치 교수의 제자인 야마자키 사유리 나고야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부터 사카구치 교수 연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공동수상자인 메리 E. 브렁코는 1991년 미 동부의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주로 서부의 워싱턴주에서 활동하며 셀텍 R&D,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등에서 재직했다.
2001년 FOXP3를 발견한 네이처제네틱스 논문의 공저자였을 뿐 아니라 뼈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스클레로스틴 관련 연구 성과를 담은 미국 인간유전학저널 논문(2001년)의 공저자로 주목받았다.
브렁코는 노벨위원회의 수상자 선정 통보 전화를 '무시'했을 정도로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내 전화기가 울렸고 스웨덴에서 온 번호가 찍힌 것을 보고 '이건 그저 일종의 스팸 전화일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동수상자인 프레드 램즈델은 1983년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생물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한 뒤 1987년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스닥(박사후연구자)으로 국립보건연구소에서 근무한 뒤 시애틀지역의 생명공학 회사 근무 경력을 거쳐 2016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파커 암 면역치료연구소'의 연구 책임자로 재직해왔다. 그는 이미 다발성관절염 연구로 2017년 스웨덴 왕립 과학원이 주관하는 저명한 기초과학 상인 크라포르드상을 사카구치와 함께 수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