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은 방위사업청과 3573억원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용 다기능레이더(MFR·사진) 양산 계약을 맺었다고 2일 공시했다. 양산 사업은 이날부터 2030년 12월까지 진행된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L-SAM의 ‘눈’ 역할을 담당하는 다기능레이더 양산·공급이다. MFR은 먼 거리에서 접근하는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적 항공기 등을 탐지·추적하는 센서다. 다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항공기 피아식별(IFF)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L-SAM 체계는 기존 장비보다 훨씬 넓은 탐지 범위와 정밀 추적 능력을 확보한다.
L-SAM은 천궁-II 대비 더 높은 고도에서 공중 위협을 조기에 무력화하는 체계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내에서 탄도미사일 종말 단계의 상층방어 역할을 맡는다. 이번 MFR 양산을 통해 실전 배치 시 L-SAM의 방어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은 L-SAM의 방어 범위를 서너 배로 확장하는 2단계 사업(L-SAM-II·고고도요격유도탄)에서 다기능레이더 개발을 이미 수행 중이다. 양산·개발을 병행하면서 체계 통합 역량과 레이더 개발 역량을 동시에 고도화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과 방사청은 향후 양산 과정에서 성능 검증, 품질관리, 시범 배치 일정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