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2년 만에 정상…4번째 통합우승 도전

입력 2025-10-02 16:38
수정 2025-10-02 23:56

“올 시즌은 육성과 성적을 같이 하는 힘든 시즌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1월 구단 신년 인사회를 앞두고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선언한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길고 긴 시즌 끝에 약속을 지켜냈다. 그가 2년 만에 팀을 정규시즌 정상으로 이끌었다.

LG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3-7로 패했다. 하지만 2위 한화 이글스가 인천 방문 경기에서 SSG 랜더스에 5-6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LG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모두 지웠다.

승률 0.603(85승56패3무)으로 정규시즌을 마친 LG는 구단 네 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이제 LG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구단 네 번째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원년 구단 MBC 청룡을 인수해 1990년 재창단한 LG는 1990년, 1994년, 2023년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고,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LG가 지난 8월 7일 선두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건 ‘염갈량’ 염 감독의 준비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시즌 주전 선수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후반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짚은 염 감독은 꼼꼼한 계획을 통해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며 시즌 막판까지 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염 감독은 시즌 중 무려 114개 라인업을 돌렸다.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육성 부분에서도 성과를 냈다. 구본혁은 131경기 397타석을 소화하며 ‘주전급 백업’의 입지를 굳혔고, 2003년생 포수 이주헌도 주전 박동원의 백업으로 꾸준히 출장했다. 후반기엔 신인 외야수 박관우의 성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마운드에선 신인 투수 김영우가 필승조로 자리 잡았고, 송승기는 올해 풀타임 5선발로 활약하며 신인왕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중 홍창기, 오스틴 딘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LG가 큰 위기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두꺼운 선수층의 힘이었다.

LG 역사상 처음으로 2회 이상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사령탑으로 기록된 염 감독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버텼다”며 “첫 번째 목표를 어렵게 이뤘으니 2023년처럼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LG는 4일까지 휴식한 뒤 5일부터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올해 프로야구는 출범 44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관중 1200만 명을 넘어섰다. 개막 이후 100만 명 단위 관중 기록을 모두 역대 최소 경기로 달성한 프로야구는 8월 23일 지난해보다 84경기 이른 587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넘었다. 이어 지난달 5일에는 누적 관중 1090만1173명으로 지난 시즌(1088만7705명)을 넘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달성했고, 27일에는 ‘꿈의 기록’인 1200만 명 고지까지 밟았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