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우유 또 품절?"…편의점 초토화된 사연

입력 2025-10-02 18:10
수정 2025-10-02 19:05


지난달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본격 허용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웃음짓고 있다. 최근 해외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편의점이 떠오르면서다. 편의점 업체별로 많게는 2배 가까이 외국인 매출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의 지난달 29~30일, 10월 1일까지 3일간 알리페이·위챗페이 결제 금액은 전주대비 10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사용하는 결제수단이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전주대비 알리·위챗페이 결제금액이 56.8%,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이 여행 '필수코스'로 떠오르면서 편의점 이용량도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SNS에서 인기가 높은 바나나우유, 컵라면 등의 상품들은 중국 SNS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CU가 최근 3일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구매한 편의점 품목을 조사한 결과 1위는 '빙그레 바나나우유', 2위는 '롯데 아이시스8.0', 3위는 '제주 삼다수', 4위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5위 '빙그레 딸기맛 우유'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은 50~100명 단위로 단체 관광을 하면서 면세점·백화점 쇼핑을 하는 것이 주요 코스였다. 그러나 이번 무비자 조치에선 단체 여행객 조건을 3인 이상으로 크게 완화하면서 사실상 자유여행객과 비슷한 형태로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홍대, 성수 등 한국에서도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 주된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면세점의 1인당 구매액은 지난해 7월 42만5922원에서 올해 7월 35만6521원까지 16.3% 감소했다. 외국인 방문객은 늘었지만 정작 면세점에선 쇼핑은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추석을 앞두고 편의점 업계는 더욱 바빠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와 함께 한국인 해외여행객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인천공항 이용객이 총 245만 명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편의점이 선보인 다양한 서비스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 서비스로는 GS25 스마트 ATM을 통해 즉시 발급할 수 있는 ‘트래블월렛카드’가 꼽힌다. 트래블월렛카드의 최근 2주간(9월16일~30일) 발급 실적은 직전 2주 대비 39.7% 큰 폭 증가했다. 이 카드는 46개국 통화를 하나의 카드에 충전할 수 있는 선불카드로, 모든 외화 결제에 수수료 0원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발급까지 평균 6일이 걸렸으나, GS25 스마트 ATM을 이용하면 2분 내 현장 발급이 가능해 이용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여행 준비 고객을 대상으로 내놓은 GS25의 종합 패스권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GS25는 '우리동네GS' 앱에서 지난 29일까지 ‘마이리얼트립 간사이 조이패스’ 상품을 사전 예약 판매했다.

간사이 조이패스는 일본 간사이 지역을 여행할 때 교통과 주요 관광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종합 패스권이다. GS25가 해외여행에 사용할 수 있는 종합 패스권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패스권의 당초 예상 판매량 대비 128%를 상회하는 예약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