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도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 대응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국내 주식 거래는 오는 3일부터 5거래일간 휴장에 돌입하면서 단기간 포트폴리오 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매도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599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250억원과 2895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미국에서 셧다운 우려가 불거진 최근 일주일간 1조4900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면서 불안심리를 보여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그간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하면서 빠져나갔다.
미 연방 정부의 셧다운 사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집권 1기 때인 2018년 12월 이후 7년 만이다. 시장은 7년 만의 셧다운 개시에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셧다운이 단기에 그쳐서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총 20번의 셧다운에서 평균 기간은 8일이었고, 절반은 3일 이하, 7번은 열흘 이상 길어졌다. 트럼프 1기 때인 35일의 셧다운이 최장 기간 사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과거 셧다운 기간 주식시장은 단기 하락한 뒤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 네 차례 셧다운 사례에서 보면 뉴욕증시는 셧다운 시작 후 한 달 간 모두 상승했다.
다만 이번에는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거나 불완전할 수 있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노동부는 이번주 발표 예정이던 9월 고용보고서의 발간이 지연되거나 인용되는 데이터의 품질 저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 보고서 발행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15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2013년 셧다운 때도 고용 보고서와 물가지표 공개가 약 2주 지연됐고 2018년에는 국내총생산(GDP)과 소매 판매 지표 발표가 한 달 가까이 늦어졌다.
JP모건은 "이번 셧다운은 11~15일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셧다운은 주요 경제 지표 발표를 지연시켜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전망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일 셧다운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미 Fed의 금리 인하 속도를 시장이 논의하는 시점에서 경제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물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35일의 셧다운 기간에 34만명의 직원이 일시적으로 해고됐다. 미 의회예산국(CBO)이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 기간에 서비스 축소방안을 분석한 결과 75만명의 연방공무원이 무급휴직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CBO는 7년 전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생산량이 110억달러 감소했고 이 중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는 아예 회복하지 못했다고 추산했다. CBO는 "셧다운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며 그 규모는 폐쇄기간과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보다는 금리인하 기대감에 더 반응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5거래일 연속 휴장을 앞둔 만큼 연휴 이후 대응 차원에서 주식매도 후 현금 비중 확대 움직임이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