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사적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 분석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 AI를 활용하는 중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투자심리 분석 AI 서비스인 ‘공포탐욕시그널’을 출시했다. 증권사가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종목별 공포지수를 개발한 첫 사례로, 하나증권이 자체 개발한 투자심리 지수다.
공포탐욕시그널은 투자자의 심리를 0~100점으로 수치화해 시장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종목·업종별 투자심리를 ‘매우 공포’, ‘공포’, ‘관망’, ‘탐욕’, ‘매우 탐욕’ 등 5개 구간으로 나누어 보여주며, 고객들은 이를 참고해 종목 매매 시점을 판단할 수 있다. 과거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률 확인도 가능하다. 투자자가 관심 종목을 설정해 두면, 해당 종목이 특정 구간에 진입하거나 이탈할 때 실시간으로 알림을 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조대현 하나증권 WM그룹장은 “공포탐욕시그널은 감정적 판단에 의존하기 쉬운 투자자의 심리를 정량적 지표로 제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AI 서비스”라며 “향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 가상 인간, 음성합성(TTS) 기술을 접목해 업계 최초로 ‘AI 명함’을 선보였다. 디지털 프라이빗뱅커(PB)와 고객 간 소통을 돕기 위한 서비스다. 내부자 공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AI 내부자 시그널’, 미국 주식 정보를 매일 요약해주는 ‘AI 월가 인사이트’ 등 차별화된 AI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내부 업무 효율성도 AI로 높이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챗봇 플랫폼’, AI 기반 협업 효율을 높이는 ‘AI 협업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증권은 AI 도입 외에도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해외투자 관련 서비스도 잇달아 도입 중이다.
지난 5월에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해외주식 거래 시 별도 환전 없이 원화·달러·엔화·유로·위안화 등 5개 통화로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비스 적용 범위도 국내 주식 신용거래·대출, 해외주식 담보대출까지 확대돼 활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미국 국채 담보대출 서비스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미국 국채를 담보로 평가액의 최대 50%까지 대출해주는 서비스로, 전국 하나증권 영업점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원큐프로’를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또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Wedbush)와 단독 제휴해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를 번역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시각과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AI 기반 투자 서비스와 글로벌 투자 편의성을 강화해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투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솔루션을 통해, AI 경제를 선도하는 증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