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인공지능(AI) 전략을 전사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시범 도입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어내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KB금융은 지난 4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 AI 포털’을 공개했다. 이어 7월에는 은행 차원에서 ‘MCP(Model Context Protocol) 플랫폼’을 자체 구축했다. MCP는 별도의 추가 개발 없이 다양한 대내외 시스템과 AI 에이전트를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AI를 빠르게 학습·적용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KB금융은 AI 활용을 실질적인 업무 성과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약 40개 영역에서 270여 개의 에이전트를 도출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상담, 영업, 리스크 관리, 회계 등 그룹 핵심 업무가 모두 포함된다.
은행 부문에서는 영업점 상담 업무에 AI가 가장 먼저 도입됐다. 고객 만족도와 성과가 높은 PB(프라이빗뱅커)와 RM(릴레이션십 매니저) 상담 영역이 대상이다. 올해 상반기 도입 이후 두 달 만에 적용 직원의 절반이 넘는 57%가 실제로 AI를 활용했다. 은행은 향후 상담 품질과 업무 성과를 정밀 측정하고, 기관영업·리스크·재무회계 등 본부 업무까지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계열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KB증권은 지난해 3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생성 AI 기반 서비스 ‘Stock(스톡) AI’를 선보였다. 고객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식시장 정보를 얻는다. 기존 단방향 정보 제공을 넘어 맞춤형 투자 콘텐츠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B손해보험은 올해 6월 전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화법 코칭 솔루션 ‘쏘카인드(Sokind)’를 도입했다. 상담 과정의 대화를 실시간 분석하고, 설계사에게 개선점을 피드백한다.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상담 품질을 끌어올리는 훈련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업계 최초로 대화형 금융상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서비스명은 ‘모두의 카드생활 메이트’다. 고객 질문의 맥락을 파악해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24시간 365일 상담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으며, 오는 8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룹 차원의 전략은 ‘KB with AI’라는 이름으로 추진된다. 지주사 디지털부문 산하 DT기획부가 전략을 총괄하고, 금융AI센터가 실행을 맡는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금융AI센터를 2개로 확대했다. 실무 경험과 개발 역량을 겸비한 외부 전문가도 임원으로 영입해 AI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