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만난 바다…부산 '수산업 한계' 넘는다

입력 2025-10-01 17:42
수정 2025-10-01 23:58

부산 수산업 생태계에 인공지능 전환(AX)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종자 개발부터 스마트 양식, 물류 등 수산업 전 분야에 걸쳐 기술 개발과 상업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 등 정부·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기관과 부경대, 동의대 등 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인프라가 AX 핵심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 스타트업, 부산 AI와 만났다1일 BNK부산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지원하는 초기 스타트업 발굴 공간 ‘썸 인큐베이터’에 제주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메가플랜이 최근 입주했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등어 산란 기술 개발에 성공한 메가플랜은 올해 초 양식 산란을 거쳐 고등어 300마리를 출하했다. 메가플랜은 내년 양식을 통한 대량 생산으로 10만 마리 출하를 계획 중이다.

메가플랜의 부산 지점 설립은 유통과 AX 기술 확보 등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추진됐다. 지역에 집중된 수산 가공식품 관련 기업에 고등어를 납품하거나 일본에 활 고등어를 수출해 빠르게 상업성을 확보하는 게 이 기업의 일차 목표다. 두 번째는 스마트 양식 기술을 갖추는 일이다. 동남권 인공지능(AI) 거점 연구센터인 동의대 인공지능그랜드ICT연구센터 및 다수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메가플랜은 AI를 활용해 고등어 치어 생존율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완전 양식 스마트 설비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비전 AI 기반의 고등어 모니터링 시스템 및 행동 분석, 양식장 가상 환경 구축, 수조 양식 환경과 고등어 행태 전 과정 영향 분석을 위한 데이터베이스(DB), 지능화 고등어 양식장 실증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력 고령화, 기업의 영세화 극복국립부경대 김영목 식품공학 전공 교수와 안예찬 의공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고등어 눈과 배, 등 부위 색상만으로 신선도를 평가하는 AI 비파괴 분석 기술을 개발해 식품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푸드 케미스트리(Food Chemistry)’에 발표했다. 고등어뿐 아니라 여러 수산물에도 적용할 수 있어 수산물 유통 및 품질 관리 시스템 자동화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부산시는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에 대서양 연어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를 가동 중이다. 부산시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는 연간 대서양 연어 500t을 사육하는 곳으로, 정부 공모에 선정된 전국 6개 스마트 양식장(전남 새우, 경북·강원 대서양 연어, 제주 넙치, 충남 바다 송어) 가운데 하나다. 시는 양식장에 더해 전국 양식장 중 유일하게 빅데이터센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전국 6개 스마트 양식장 데이터를 모아 스마트 양식장 운영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산 가공식품 업체를 중심으로 한 인력 고령화, 기업의 영세성 등 수산업이 지닌 한계를 AX로 극복하는 게 업계와 부산시의 공통 목표”라며 “수산업 관련 연구와 장비, 인력 공급 면에서 부산이 재조명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