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달 수출액이 3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두 달 연속 월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자동차도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지역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미국은 관세 여파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월별 수출은 6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나흘 많았던 점이 반영됐다. 하루평균 수출은 27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1% 줄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10개가 늘었다. 반도체는 22% 증가한 166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와 고부가가치 메모리 판매 호조, 메모리 가격 안정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자동차도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16.8% 증가했다.
미국 수출은 1.4% 줄어든 102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25%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는 2% 줄었고 50% 고율 관세가 적용된 철강은 15% 급감했다. 관세 영향을 받지 않은 반도체(21%) 무선통신기기(282%) 바이오헬스(38%)는 크게 늘었다.
대미 수출은 상호관세가 본격화한 4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7.0%, 5월 8.2%, 6월 0.8% 줄었다. 7월엔 1.5% 증가했지만 8월 다시 12% 급락했다. 7월 반짝 증가세는 관세 부과 전 밀어내기 수출이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는 대미 수출 부진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여파에 더해 지난달 30일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세액공제 종료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매출이 약 19억5508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은 일제히 증가했다. 중국은 0.5% 늘며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110억6000만달러)과 유럽연합(EU·71억6000만달러)은 9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관세 비용을 떠안고 있는데 이달 이후로는 본격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