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광석 표절 의혹 日 밴드 "작곡할 땐 몰랐지만…음원·영상 공개 중단"

입력 2025-10-01 17:45
수정 2025-10-01 17:53
고(故)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유사한 신곡을 발표해 표절 의혹에 휘말린 일본 인디 밴드 슈퍼토잔부(슈퍼등산부)가 논란이 된 곡에 대한 영상을 내리고, 이와 관련된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슈퍼등산부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많은 분께서 이번 곡이 김광석 님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을 지적해줬다"며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산보(山?)'의 음원을 순차적으로 철회함과 동시에 관련 영상의 공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논란이 된 유튜브 영상은 사과문 및 공지문 공개 24시간 후 비공개로 전환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측의 배움이 부족하여 곡을 작곡할 때는 지적해 주신 곡을 알지 못하였으나, 다수의 지적을 받고 나서 김광석 님과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한국에 계신 여러분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깊이 깨달았습니다"고 했다.

밴드는 당초 등산 어플과 협업해 팬 참여형 뮤직비디오 제작을 예고했지만, 이 계획 또한 취소했다. 슈퍼등산부는 "불쾌함을 느끼셨을 여러분과 관계자분들께, 그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슈퍼등산부는 이달 10일 신곡 '산보'를 발표했지만, 공개 직후부터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도입부 멜로디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1994년 김광석 4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후배 가수들에 의해 꾸준히 리메이크되며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왔다. 특히 2011년 제이레빗이 리메이크한 버전과는 번안곡 수준으로 흡사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밴드 측은 유사성을 인정하면서도 "제작 당시 해당 곡을 알지 못했다"며 표절 의혹은 부인했다. 슈퍼등산부는 "산과 자연 속을 걷는 시간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됐다. 음악에는 국경을 넘어 사람을 잇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주장했다.

슈퍼등산부는 산장 라이브 공연, 등산과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콘셉트로 2023년 일본 나고야에서 결성된 인디밴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